can't find fucking rainbow,



나도 늘상 당하는 일이지만,
비가 내리면 줄곧 우울해지곤 한다. 많은, 뭐랄까, 감정을 존중, 혹은 과장하는 사람들은. 어느쪽이던,

아침에 일어났다. 여러겹의 무늬로 뒤덮인 하늘. 비린내 가득한 공기. 메신저로 끄적거리다, 피아노 앞에 앉았다. 얼마만인지,
방학만 하면, 두들기기로 한 피아노는 외면받은채 먼지 가득 쌓여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기억 더듬어 가면서 한곡, 한곡, 연주해나가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열어높은 창문으로 비가 쏟아져 들어왔고, 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혔으며, 창밖에 비맞으며 고개를 내밀고 담배를 피면, 재들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뚱땅뚱땅. 뭐, 자주 연습안하니 당연한일이지만, 뻑뻑한 손가락, 말듣지 않는 손가락, 하아, 그렇게 피아노랑 씨름하다가.
작은 가능성들의 joint distribution 이랄까, 어느 한번쯤은, 나도 놀랠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질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한번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시작, 아름다운 트릭들, 깨끗한 마무리, 그리고 긴 여운. 마치 무슨 대회에서 사람들 앞에서 연주한 것인양, 두근, 두근, 듣는 사람 누구 하나 없지만, 마냥 두근, 두근 거렸다.
조용한, 기인 여운, 은근한 두근두근, 그리고 쏟아지는 빗줄기, 그러다 걸려온 전화, 왠지 나의 민망한 음악을 듣고 있었을 것만 같은 부끄러움. 가득.
전화를 받고, 정직한 내 마음은 어쩔줄은 모른채, 시시껄렁한 농담만 주고받다, 보내고, 다시 조용해진 공간. 계속해서 쏟아지는 빗줄기. 
그런데, 아까 한순간일까, 바람이 불어대고, 비가 쏟아지는데, 해는 보이지 않았지만,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었다. 신기하게 입벌리고 바라보다, 무지개를 찾기시작했다. 집 앞뒤로 내다 보았고, 찾지 못해, 밖으로 나갔다. 그래도 찾지못했다. 젠장할 무지개, 왜 없을까. 화가 났다. 어디있니. 비가 그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 정도의 행복은 바랄수 있는거 아니겠니.




by 회월 | 2008/07/20 23:07 | gabbl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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