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6일
Day 13 ~ Day ??
빌어먹을, 알게모르게 그동안 탐독해준 몇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여행기록은 물건너간듯.
전전 날 밤의 과음이 여전히 남은, 알딸딸한 상태에서, 부다페스트에서 소매치기를 만났다. 왠지 모를, 부다, 말고, 페스트 에 대한 거부감 때문일까, 뭔가,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떠나려, 아침일찍 호스텔을 나서고, 열차에 앉아 출발만 기다리고 있었다. 창가쪽 자리에 앉아서 옆자리에 가방을 놔두고, like the flowing river 를 보며, 노래를 들으며, 한껏 마음을 촉촉히 적시고 있는 찰나, 사정없이 문을 두들기며 뭐라카는 한 아랍'새끼'. 2초정도, 뭐하는 거지, 라며 쳐다보다가 이내 쌩까고, 다시 시선을 책으로 돌리고, 그래놓고 약간 불안한 마음에, 옆자리를 보니, 주머니에서 흘러나온듯한 건전지 두개와, 안에서 떨어진듯한 가이드북, 그리고 휑, 그 상황을 인지하는데 약 0.3 초정도, 곧장 뛰쳐나갔다, 저만치 CK 가방을 들고 조낸 튀는 검은 자켓의 남자 발견, 추격, 경찰이 보이길래, 저새끼 잡으라고, 물론 영어로, 떠들면서 갔지만, 멀뚱히 쳐다만 보는 이분들, 공사장으로 튀더니 사라진 녀석, 막 뒤지고 싶었다만 찾을 보장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무섭기도 하고=_= 무엇보다 열차 안에 남겨진 나머지 가방들이 불안해져서 돌아왔다. 가방을 챙겨 열차에서 내려 아까 그 경찰들을 보며 뭐라고 신경질을 냈더니, ,,,묵묵히 듣다가,,, '.................................' 민망하게 쳐다보곤, 'no problem, no problem,'을 연발하며 다정히 손을 잡고 경찰서로 가더라. 그곳에서 폴리스레폿 쓰는데만 5시간정도,, 미친듯이게으른 인간들, 차마 경찰에게 대들 깡은 없기에, 묵묵히, 기다리고, 예정보다 6시간 늦게, 다행히도 스트라스부르행 유로나이트를 탈 수 있는, 시간. 허허허
분실물은 , 비싼걸론, 맥북, 핸드폰, ,,, 기타 여러 책들과 가디건은 경찰들이 어디에서 주워왔고, ...
맥북안에 들어있던, 그간의 모든 사진들, 뮤지컬, 오페라 공연실황들,, 구하기힘든것들, 주절대며 써놓은 갖은 구절들. 그리고 핸드폰, USB리더기, 10여일동안의 모든 단상들이 담겨진, 우울함의 결정체인 한 노트, 그 안에 들어있는 일기들, 낙서들, 그림들, 허허,,,,
심각한건 아니지만, 짜증 약간, 분노 약간, 허허허, 어쩌겠노, 왜사냐건 웃지요.
계속 심호흡을 하면서, 뭐하나 걸리기만하면 작살내버리겠다며 뛰어대는 심장을 달래려, 한껏 쉬어온 담배를 피다, 비엔나 행 열차를 타려는 순간, 열차 문을 막고, 싱글 거리며 장난을 치는 아랍 '분' 평소같았으면 그냥 웃었겠지만, 인상 빠악 쓰고 쳐다보다, 들어오면서 침한번 뱉고, 뻐큐 한번 날리니, 덩달아 흥분하시는 이분, 헝가리어인지, 어디말인지 알아들을 순 없지만, 침튀기면서 손가락을 눈앞에까지 밀어대며 뭐라고 하는데, 흐, 약간은 무섭고, 뭐 조금은 오냐 잘걸렸다는 기분, 어디한번 쳐보기라도 하라면서 덩달이 목청 키우고, -내가 그런말을 영어로 할 줄 몰랐다,,, 뭐 제대로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알아들었다는 보장도 없고, 아무튼,- 그렇게 멱살까지 잡아가며 실랑이를 하다가 유야무야 넘어가버린. 빈까지 가는동안 괜히 칼맞을까, 잠도 못잤다.
스트라스부르를 향하면서 곰곰히...고민. 확 한국으로 돌아가버릴까,하는 생각 잠깐 들었지만
어쨌거나, 뭐 사진찍으러 간것도 아니고, 맥북이야,, 보험금 받으면 보태서 하나 다시 사면 되고, 핸드폰이야 이기회에 바꾸면 되고, 기억이야, 어짜피 잊.혀.질. 것들, 이니까.
내가 떠나온 이 여행은 여전히 진행중이니까, 히히.
그리고 도착한 스트라스부르, 조그만 마을,이라더니, 정말 조그만 마을, 내가 생각했던 파리보다 더 파리에 가까웠던 곳. 유럽 내가 갔던 어느곳이 안그랬겠느냐만, 여전히 날 반기는 태양, 하늘, 구름, 바람. 다만, 야간열차를 타고 아침부터 헤매서일까, 6시쯤 되니까, 서있기도 힘들었다. 10시간 가량 퍼질러 자고, 떠나고, 다시 돌아온 파리.
원래 지금이라면 룩셈부르크에 있어야 하지만, 심적 타격이 없진 않았기에, 그냥, 스트라스부르에서처럼, 퍼질러 앉아 쉬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들어주기위해, 100만원 가량의 돈이 의도치 않게 묶여 버리는 바람에, 봉착된 자금난에 대한 방도로 저녁을 해결하기 위한다는 핑계로 민박집을 들어가기위해, 파리로 돌아왔다.
빈에서의 민박만한 위치도, 시설도 아니지만, 도착한 지금, 삼겹살나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밥 조금만 먹어도 물리던 내가,,,, 밥 3그릇을 먹었다. 덕분에 지금 속이 부대껴서 죽을 것 같지만. 여기에 맥주한잔만 더해진다면 완전 행복할 듯.
한가지 고민이 있다면, USB리더기 역시 함께 날라가는 바람에, 사진을 어떻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 내일부터 뭘 찍니ㅋ
흐흐, 보여주고픈 사진들이 참 많았었는데. 고것도 쪼끔 아쉽네.
몰라, 이제부터 정말 쉴거야.
# by | 2007/08/16 04:34 | viaje. | 트랙백 | 덧글(2)



















